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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구르고 차에 뛰어들고…칠레 충격적 '낙태 지침서' 논란

파파원주 2015. 5. 30. 21:44

 

 

 

낙태가 전면 금지된 칠레에서 은밀히 행해지는 낙태 실태를 충격적으로 묘사한 광고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한적 낙태 허용을 주장하는 비영리단체 ‘마일스 칠레’가 지난 4월 8일부터 ‘낙태 지침서(Tutorial Abortion)’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린 1분30초 안팎의 영상 3종은 29일 현재 20만 건 이상씩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 동영상에는 배가 불룩한 여성이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CCTV가 없는 것을 확인한 이 여성은 몸을 젖혀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그러고는 “바닥에 닿으면 모든 게 다 잘 끝날 거야”라고 말한다.

교차로로 뛰어들거나 하이힐을 신고 가다 소화전에 배를 부딪쳐 넘어지는 여성의 동영상도 등장한다.

화면엔 “칠레에서는 사고 낙태가 유일한 길입니다. 이건 범죄로 취급받지 않아요”라는 자막도 뜬다.

공공연히 행해지는 낙태 현실을 풍자한 이 영상들에는 200~300명이 ‘좋아요’로 지지를 표했지만 ‘싫어요’를 누른 사람도 100~200명씩에 달한다.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로, 남미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꼽히는 칠레는 피노체트 정권 시절인 1989년 모든 종류의 낙태를 전면 금지했다.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자 의사 출신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올 초 성폭행에 의한 임신, 산모나 태아의 생명 위험 등의 상황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의회에 보냈지만 보수파와 가톨릭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디데스 마일스 대표는 AP통신에 “칠레에서 낙태는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고 법이 있든 없든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낙태가 안전하게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